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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PA[VisualPro Tech Insight] 전원을 끊을 수 없는 정비 — 인터록이 꺼진 시간을 누가 보고 있는가

VisualPro Tech Brief
문이 열린 X선 분석 장비와 그 둘레의 보호막 네 겹. 안쪽 두 겹은 실선, 바깥 두 겹은 끊긴 점선이다.
전원을 끊을 수 없는 정비가 있다 — 인터록이 꺼진 시간을 누가 보고 있는가
LOTO로 막을 수 없는 정비 — 인터록이 꺼진 시간에 남는 네 겹과, 정비 절차서 한 건에 던질 다섯 가지 질문
반도체 설비 정비 안전  |  STPA 제어 구조  |  VWAY 안전분석 칼럼
LOTO인터록 바이패스SEMI S2 · S10 · E30위험성평가중대재해처벌법STPA
본문의 STPA 분석은 X선 분석 장비 정비를 가상 모델로 구성한 것이며, 사고 사례는 공개된 조사 결과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01요약 (TL;DR)
잠금·표지(LOTO)는 에너지를 끊는다. 그런데 X선 시험, RF 매칭, 로봇 티칭처럼 전원을 켠 채 해야 하는 정비가 있다. 이때 작업자를 지키던 인터록은 일부러 꺼지고 남는 보호막은 장비 제어 상태, 정비 모드 설계, 작업 허가, 그리고 "지금 인터록이 꺼져 있다"는 사실이 관리자에게 보이는가 하는 네 겹뿐이다. 2024년 반도체 사업장 피폭 사고는 이 중 마지막 두 겹이 비어 있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 보여 줬다. 이 글은 그 네 겹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정비 절차서 한 건에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질문을 정리한다.
02LOTO로 막을 수 없는 정비

반도체 장비 정비의 기본은 에너지 차단이다. 전원을 내리고 잠그고 표지를 건다. 이게 되는 정비는 안전하다.

문제는 그게 안 되는 정비다. X선 장비의 선량을 맞추려면 X선을 쏴야 하고, RF 매칭을 잡으려면 RF를 걸어야 하고, 반송 로봇의 티칭을 다시 잡으려면 로봇을 움직여야 한다. 전원을 켠 채 커버를 열고 손을 넣는 정비가 있고, 이때는 평소 작업자를 지켜 주던 인터록을 정비 키로 일부러 끈다.

이 시간 동안 작업자를 지키는 건 더 이상 인터록이 아니다. 네 겹의 다른 것들이다.

보호막무엇이 지키는가이미 있는 장치
① 장비 제어 상태호스트(MES)와 원격 서비스의 명령이 장비에 닿지 않게 한다SEMI E30(GEM)의 Offline / Online-Local 상태
② 정비 모드 설계바이패스는 의도적 조작으로만, 출력은 제한, 정비 모드를 나가면 인터록 자동 복원SEMI S2 정비 모드 요건
③ 작업 허가이 작업이 인터록을 끄는 작업임을 알고 승인하고 감독한다작업허가(PTW), 수시 위험성평가
④ 가시성인터록이 꺼져 있다는 사실, 배선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관리자에게 보인다상태 표시, 작업 보고, 인터록 기능 시험

장치는 다 있다. 질문은 하나다. 이 네 겹이 우리 정비 절차서에서 실제로 작동하는가, 그리고 그걸 누가 확인하는가.

03실제로 비어 있던 두 겹

2024년 5월 27일, 한 반도체 사업장에서 웨이퍼 분석용 X선 장비를 정비하던 작업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됐다. 한 명의 손 피폭선량은 94시버트로, 피부·손발 연간 선량한도(0.5시버트)의 188배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난 것은 고장이 아니었다. 차폐체를 열어도 X선이 차단되지 않도록 인터록 배선이 변경돼 있었고, 정비는 방사선안전관리자의 개입 없이 자체 절차서와 작업자 판단으로 진행됐다. 방사선안전관리자 2명이 기기 694대를 맡고 있었다. 누가, 언제, 왜 배선을 바꿨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책임에 대한 판단은 수사 중이다.

이 글은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 위 표에 대입하면 보이는 것만 본다. ③ 작업 허가가 비어 있었고, ④ 가시성이 비어 있었다. 인터록은 꺼져 있었는데 그 사실이 관리 체계 어디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배선이 바뀐 장비는 겉보기에 멀쩡했고 작업 보고서에는 그 사실이 적힐 칸이 없었다.

04위험성평가는 왜 이 시간을 건너뛰나

반도체 현장의 안전 체계는 촘촘하다. SEMI S10으로 장비 위험을 평가하고 HAZOP으로 공정 편차를 따지고, PTW와 LOTO, 변경관리(MOC)로 정비를 통제한다. 그런데 이 도구들이 던지는 질문을 나란히 놓으면, 전원을 켠 채 인터록을 끈 시간이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다.

도구묻는 것묻지 않는 것
위험성평가(빈도·강도)어떤 위험요인이 있고 방호장치가 있는가방호장치를 끄고 통전하는 동안 무엇이 남는가
SEMI S10 · HAZOP장비와 공정이 어떻게 설계에서 벗어나는가정비 중 누가 어떤 정보를 근거로 장비에 명령하는가
PTW · LOTO에너지를 차단했는가차단할 수 없는 정비에서 네 겹이 작동하는가
MOC승인된 변경인가승인 없이 바뀐 배선을 누가 알아채는가

제도에도 같은 틈이 있다.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제15조는 정비·보수를 수시평가 사유로 정하지만 주기적·반복적 작업으로 이미 평가한 경우는 제외한다. 예방정비가 '정기 PM'으로 분류되면, 이번 정비에서 인터록 배선을 건드리는지와 상관없이 평가가 생략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는 바로 이 위험성평가 절차를 경영책임자 의무 이행의 근거로 인정한다. 평가가 빠지면 근거도 빈다.

05네 겹을 한 장에 그리면

네 겹이 작동하는지는 체크리스트로 답하기 어렵다. 장비에 명령이 들어오는 경로와 정보가 나가는 경로를 한 장에 전부 그려야 보인다. 이것이 STPA(System-Theoretic Process Analysis)의 첫 단계, 제어 구조도다. MIT의 낸시 레버슨(Nancy Leveson) 교수가 체계화한 이 기법은 사고를 부품 고장이 아니라 제어가 부적절하게 이루어진 결과로 보고, 누가 무엇을 통제하며 어떤 정보를 받는지부터 그린다.

아래는 X선 분석 장비 정비를 가상 모델로 구성해 VWAY의 안전분석 도구 VisualPro로 그린 제어 구조다.

[ 그림 1 — control_structure_ko.png (X선 분석 장비 정비의 제어 구조)  —  그림 1. X선 분석 장비 정비의 제어 구조(가상 모델). 빨간 실선은 명령, 파란 점선은 피드백, 주황 배지는 분석에서 나온 시나리오 번호다. ]

그려 놓고 보면 네 겹의 상태가 눈에 들어온다.

① 제어 상태
고전압으로 가는 명령 경로가 둘이다. 정비 작업자에게서 오는 길과, 오른쪽 위 호스트·원격 서비스에서 오는 길. 장비를 Offline으로 내리는 단계가 절차서에 있는지, 바이패스 전에 실제로 수행됐는지는 그림을 그려야 묻게 된다.
④ 가시성
방사선안전관리자에게 들어오는 선은 작업 완료 보고 하나뿐이다. "인터록 배선이 바뀌었다", "바이패스가 아직 걸려 있다"는 정보가 들어올 선이 없다.

이 한 장에서 출발해 위험한 제어 행위 9개와 손실 시나리오 27개를 따라갔다. 나온 대책은 낯설지 않다. Offline 전환, 정비 모드 자동 복원, 작업 유형별 허가, 인터록 기능 시험, 하드와이어 차단 회로. 모두 업계가 아는 것이다. STPA가 한 일은 새 대책을 만든 게 아니라, 아는 대책이 어느 정비의 어느 순간에 빠져 있는지를 명령 경로를 따라 짚은 것이다.

06정비 절차서 한 건에 던질 다섯 가지 질문

둘로 나눴다. 앞의 셋은 EHS가 내일 절차서를 펴고 확인할 수 있는 것, 뒤의 둘은 장비 구매 사양과 SEMI S2 평가에서 장비사에 요구할 것이다.

내일 절차서에서 확인할 것
1인터록을 끄기 전에 장비를 Offline(또는 Online-Local)으로 내리는 단계가 절차서에 적혀 있고, 누가 확인하는가?
장치는 있다. 그 전환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절차서 밖에 있거나, 했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바이패스 전 필수 단계로 명시하고 확인 서명을 받는다.
2이 작업이 '정기 PM'이라는 분류 때문에 개별 허가와 수시평가를 건너뛰지 않는가?
작업 지시의 분류가 아니라 작업 내용으로 판단한다. 인터록을 끄거나 그 배선을 건드리는 작업이면 정기 PM이어도 개별 작업 허가와 수시평가를 거친다.
3정비가 끝난 뒤 인터록 기능 시험이 작업 종료 조건이고, 그 결과가 관리자에게 도달하는가?
"다 됐습니다" 한 줄이 아니라 "커버를 열었더니 출력이 끊겼다"는 시험 결과가 보고서에 들어가야 한다. 이 한 줄이 있었다면 바뀐 배선은 작업 당일 드러났을 것이다.
장비 사양과 S2 평가에서 요구할 것
4정비 모드가 S2 요건대로 동작하는가 — 바이패스는 의도적 조작으로만, 출력은 제한, 정비 모드를 나가면 인터록이 자동 복원되는가?
S2는 이를 요구한다. 확인할 것은 우리 장비의 S2 평가 보고서에 이 항목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키를 꽂은 채 교대가 바뀌면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다.
5인터록 결함 표시가 어느 접점이 열렸는지, 바이패스나 점퍼가 걸려 있는지 보여 주는가?
부품을 교체했는데 '인터록 결함' 한 줄만 뜬다면 누구라도 새 부품 불량을 의심하고 결함 표시를 지울 방법을 찾게 된다. 접점별 표시와 바이패스 상태 표시, 점퍼와 고착 신호를 잡는 이중 채널 감시를 사양에 넣는다.
07정비 절차서 한 건으로 시작하자

전원을 켠 채 인터록을 끄는 정비 절차서 한 건을 고른다. 그 작업 동안 장비에 명령이 들어오는 길과 정보가 나가는 길을 모두 적고 화살표로 이어 한 장을 그린다. 그리고 다섯 질문을 던진다. 답이 막히는 곳이 네 겹 중 비어 있는 겹이다.

인터록이 꺼진 시간은 짧다. 하지만 그 시간에 작업자를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말하지 못한다면, 그 정비의 위험성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VWAY는 그 한 장을 함께 그린다. 인터록을 끄는 정비 절차서 한 건을 보내 주시면 제어 구조 한 장과 다섯 질문의 답을 그려 돌려드린다.

08자주 묻는 질문 (FAQ)
Q1LOTO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에너지를 끊을 수 있는 정비라면 그렇다. 하지만 X선 선량 조정, RF 매칭, 로봇 티칭처럼 전원을 켠 채 해야 하는 정비가 있고 이때는 인터록을 끄고 작업한다. 이 글이 다루는 건 그 시간이다.
Q2장비를 Offline으로 내리면 호스트 명령은 막히지 않나?
막힌다. SEMI E30(GEM)의 제어 상태가 그 역할을 한다. 질문은 장치의 유무가 아니라, 그 전환이 절차서에 명시돼 있고 인터록 바이패스 전에 실제로 수행됐는지를 누가 확인하는가다.
Q3반도체 설비 정비 작업도 수시 위험성평가 대상인가?
그렇다.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제15조는 기계·기구·설비의 정비 또는 보수를 수시평가 사유로 정한다. 다만 주기적·반복적 작업으로 이미 평가한 경우는 제외되므로, 인터록을 건드리는 정비처럼 조건이 달라지는 작업은 따로 평가해야 한다.
Q4위험성평가와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떤 관계인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는 유해·위험요인을 확인·개선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하도록 요구하며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의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련해 실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으면 이 점검을 한 것으로 본다. 위험성평가의 품질이 곧 경영책임자 의무 이행의 근거다.
Q5STPA는 SEMI S10·HAZOP과 무엇이 다른가?
SEMI S10과 HAZOP은 장비와 공정이 설계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를 따라간다. STPA는 부품과 공정이 모두 정상이어도 "누가 어떤 정보를 근거로 장비에 명령하는가"에서 생기는 위험을 찾는다. 기존 체계를 대체하지 않고 그 위에 얹는 보완 관계다.
인터록이 꺼진 시간에 작업자를 지키는 네 겹 — 정비 절차서 한 건, 제어 구조 한 장으로 확인하십시오.
참고 자료
·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안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방사선피폭사건 조사결과 공개」 보도자료(2024.9.26) — 정책브리핑
·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 피폭 조사 결과 보도 — 한국일보(2024.9.24), 뉴시스(2024.6.5)
·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고용노동부고시 제2023-19호, 제2024-76호 일부개정(2025.1.2 시행) — 고용노동부
·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SEMI S2 — Environmental, Health, and Safety Guideline for Semiconductor Manufacturing Equipment
· SEMI S10 — Safety Guideline for Risk Assessment and Risk Evaluation Process
· SEMI E30 — Generic Model for Communications and Control of Manufacturing Equipment (GEM)
· ISO 14119:2024 Safety of machinery — Interlocking devices associated with guards
· Nancy G. Leveson, Engineering a Safer World, MIT Press, 2011 / Leveson & Thomas, STPA Handbook, 2018
· John Thomas, "Building Formal Scenarios: A New Scenario Approach", 2024
※ 사고 사례는 공개된 조사 결과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배선 변경의 주체와 책임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도 하지 않는다. 사고를 네 겹에 대입한 해석은 이 글의 것이다. STPA 분석은 가상 모델에 대한 것이며, 장비별 제어 상태·정비 모드 동작은 장비마다 다르므로 각 장비의 사양서와 S2 평가 보고서로 확인해야 한다. 법령 조항은 2026년 10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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